#밴드 모허 - 정규 2집 [깊고 어두운 곳에](2026)
보통 음악은 온갖 세상 소리와 행위에 묻힌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묻히고, 기계들의 구동 소리에 묻히고, 끊임없이 찾아 두리번거리는 보는 행위에도 묻힌다. 사람들은 대개 음률이 있는 듣는 행위에 집중하기보다는 춤과 말과 모습에 열광하고, 그것들에 빠지고 나서야 차선책처럼 음악에 집중한다. 그럼에도 어둠 속에 떨리는 촛불의 형상처럼 집중하게 만드는 곡들이 있다. 밴드 모허의 정규 2집 앨범 [깊고 어두운 곳에] 수록 곡들이 그렇다. 얕은 혼란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모습을 통해 집중하게 만든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에 깊이를 더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호흡이 하나처럼 음률을 타고 흐를 때, 어떠한 정감과 바람이 툭 치고 지나가는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전체적인 상태를 통해 언뜻 어두운 곡들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가볍고 경쾌하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심해로 깊이 몰아넣기보다는 가라앉고 있을 때 나를 향해 뻗은 누군가의 손길처럼 희망적인 면이 몇몇 곡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기타 현의 울림은 고운 음색과 어울리고 뒷받침을 하며 분위기를 훌륭하게 연출한다. 한때는 우아하기도 하고, 한때는 침울하기도 하다. 또 한때는 놀랍게도, 또 한때는 사랑스럽거나 재밌기도 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곡들에 집중하다 보면 여러 감정이 멋스럽게 가슴맺힌다. (기억된다.) ‘혼란’에도 다양한 감정이 존재함을, 본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온전하고 무해한,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번 2집 앨범에는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밴드 모허(* 2023년 태국 여행 중 우연한 만남을 통해 결성된 듀오 밴드로, 아일랜드 절벽 이름인 부서진 요새, 모허 절벽에서 영감을 받아 밴드명을 정했다 한다. 제주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이소와, 아일랜드 거리 예술가로 활동한 조민규가 함께 결성했다.)는 1집 음반 [만화경]을 통해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에 수상을 하기도 했다. 사이키델릭 포크 스타일을 연주하는 밴드로 소개되어 있지만, 이번 2집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던 포크 스타일에 일부 구간을 통해 약간의 실험적인 측면을 배치한 형태로 제작된 곡들이 눈에 띈다.
정규 2집 [깊고 어두운 곳에](발매사: 미러볼뮤직, 기획사: 이끼들) 수록 곡
(* 대표적 특징: 곡 ‘먼지가 둥둥’, ‘손 없는 날’, ‘돌고 돌고 도는’, 여러 곡에서 반복 어구를 활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 때문에 밝지 않은 환경에서도 해소되는 인식을 갖게 해 다소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곡이 진행/표현되고 있는 상태에 역장치를 건 측면이 있다.)
1. 되감기
2. 검은 꿈
3. 먼지가 둥둥 (한 줄 감상: 심층적, 창의적 가사에 감정을 멋지게 덧댔습니다.)
4. 깊고 어두운 곳에서 (한 줄 감상: 힘 조절을 통한 잔잔한 듀오 보이스가 매력입니다.)
5. 손 없는 날
6. 구름 뒤에는
7. 돌고 돌고 도는
8. 이명
9. 무엇이었는지
#밴드 모허 - 정규 2집 [깊고 어두운 곳에](2026)
김성일 · 2026. 5. 31.